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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 취준생이 캄보디아 보이스피싱 조직에 감금당했다가 탈출한 썰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25살이고 작년에 겪은 일을 이제야 써봅니다. 아직도 손이 떨리네요...
저는 지방대 컴공과 4학년이었고, 졸업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코딩테스트는 계속 떨어지고, 서류는 광탈의 연속...
학자금 대출도 갚아야 하는데 정말 막막했어요.
그러던 2024년 10월, 사람인에서 눈에 띄는 공고를 봤습니다. (당시 기억으로 작성한 거임 정확하지는 않을 수 있음)
[해외 IT 기업 개발자 채용]
- 위치: 캄보디아 프놈펜
- 연봉: 4500만원 (숙소 제공)
- 자격: 신입 가능, 영어 회화 가능자 우대
- 업무: 웹/앱 개발
지금 생각하면 미친 짓이었는데... 당시엔 정말 간절했어요.
면접도 화상으로 간단히 보고 바로 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11월 15일, 인천공항에서 프놈펜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공항에 도착하니 한국인으로 보이는 30대 남자가 제 이름을 들고 있더라고요.
"OO님 맞으시죠? 회사에서 나왔습니다. 차 타세요"
검은색 봉고차를 타고 30분쯤 갔을까요.
"목 마르실텐데 이거 드세요" 하면서 생수병을 줬어요.
그 물을 마신 다음부터는... 기억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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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떴을 때, 콘크리트 바닥의 작은 방에 있었습니다.
창문엔 철창, 문은 밖에서 잠겨있었어요.
"어 깼네? 일어나"
문이 열리고 덩치 큰 한국인 남자 둘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저를 때리기 시작했어요.
"여기가 어딘지 알아? 너 이제 우리 거야"
"죽기 싫으면 시키는 대로 해"
그들이 저를 끌고 간 곳은 큰 사무실이었습니다.
컴퓨터가 수십 대 놓여있고, 한국인들이 20명 정도 있었어요.
다들 초점 없는 눈으로 모니터만 보고 있었습니다.
"너 개발자지? 보이스피싱 스크립트랑 토토 자동화 프로그램 만들어"
"못하면 어떻게 되는지는... 곧 알게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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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부터 지옥이 시작됐습니다.
아침 7시 기상, 밤 12시까지 개발
하루 두 끼: 맨밥에 소금, 가끔 계란 하나
화장실도 정해진 시간에만
제일 무서웠던 건... 사람이 사라지는 거였어요.
제 옆자리에 있던 형은 프로그램 버그로 피해자가 신고를 했다고
그날 밤 끌려갔는데 다시는 못 봤습니다.
"쟤는 어디 갔어요?"
"궁금하면 너도 따라가볼래?"
6개월 동안 저는 살기 위해 개발했습니다.
- 보이스피싱 자동 발신 시스템
- 가짜 은행 앱
- 토토 자동 베팅 프로그램
제가 만든 프로그램으로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생겼을지...
지금도 그 죄책감에 시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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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여름쯤에, 한국에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 조직 관련 뉴스가 크게 났습니다.
국제공조 수사가 시작됐고, 우리가 갇혀있던 건물도 급습 대상이었나 봅니다.
어느 날 새벽, 갑자기 짐 싸라고 하더니
"너희들 운 좋은 줄 알아. 여권 주고 공항 가서 바로 한국 가"
믿기지 않았지만... 정말 공항에 데려다줬습니다.
아마 수사망이 좁혀오니까 증거 인멸 차원에서 보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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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돌아온 지 6개월이 됐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그때를 벗어나지 못했어요.
- 밤마다 악몽 (끌려가는 꿈, 맞는 꿈)
- 갑작스런 소리에 극도로 예민
- 사람을 믿을 수 없음
- 컴퓨터만 봐도 구역질
경찰 조사도 받았지만, 제가 가해자인지 피해자인지 애매하대요.
강요에 의해 한 일이지만, 범죄에 가담한 건 사실이니까요.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지만 나아지지 않습니다.
PTSD 진단받고 약도 먹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까요.
부모님께는 아직도 정확히 말 못 했어요.
그냥 "해외 취업 실패했다"고만...
친구들도 다 취업해서 잘 살고 있는데
저만 집에서 폐인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개발자의 꿈도 완전히 포기했어요.
코드만 봐도 그때 생각이 나서 공황이 와요.
이런 저도 다시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을까요?
비슷한 경험 있으신 분 계신가요?
정말... 살아있는 게 다행인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추가)
해외 취업, 특히 동남아 쪽은 정말 조심하세요.
저처럼 인생 망가질 수 있습니다.
지금도 거기 갇혀있을 사람들 생각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