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이 바람피는걸 봐버렸습니다. 썰 풀어봅니다
102.16***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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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3년정도 만났던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여태껏 내가 했던 연애 중에 가장 정신적으로 성숙했던 것 같아 서로에 대한 신뢰가 정말 차고 넘쳤지 존중하며 배우던 연애였어 정말 이 사람이면 결혼해도 되겠다.. 싶었지 그러다가 사귄지 2년 반 정도 되던 날에 여친 집에서 자다가 새벽에 갑자기 잠이 깨서 여친 폰으로 넷플릭스를 보고 있었어 근데 야놀자 어플에 알람 숫자가 떠있길래 들어가봤더니 최근 대실 기록이 겁나 많더라.. 그때가 2월이었는데 12월쯤 부터 매주 수요일마다 간 기록이 있더라고 심지어 여친 집 바로 근처 자주 가던 모텔이더라,, 솔직히 말하면 연애 초반에는 우리도 대실 데이트 자주 하고 관계도 많이 했는데 기간이 길어지니까 점점 주기도 늘어난건 사실이야 근데 앞서 말한 것 처럼, 그렇다고 사이가 위태롭다고 느낀 적은 없었어 여친 성격이 워낙 솔직하고 당당했으니.. 근데 그 때 그 전에 내가 뭐라했냐면, 우리 최근에 대실 데이트 자주 못하지 않았냐 담주엔 오랜만에 대실해서 영화보고 놀자는 식으로 말한 직후인데, 이 기록을 실제 보니까 그냥 사람이 멍해지더라 진짜 아무 생각도 안나고 멍.. 내가 여친 남사친에 대해서 터치 절대 안하거든? 하고 싶지도 않았고, 만약 남사친이랑 붙어먹고 놀아날 사람이면, 애초에 이렇게 관계가 진전될 일도 없었던 것 같아 연애 초기에도 말했고, 내 연애에 대한 가치관은 신뢰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그렇다고 내가 여사친을 만나고 이런 건 아니야 걍 동네 친구들 만나 소주 한 잔 먹는 정도.. 무튼 아까 그 대실 이야기로 돌아와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유독 여친이랑 데이트 할 때 자주 만나자고 하던 남자애가 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새끼 밖에는 안 떠오르더라. 나도 사실 처음부터 이런 건 아니었고 예전에 너 A를 너무 자주 보러 가는거 아니냐고, 조금만 내 생각 해달라고 했는데 아니 오빠 얘 고등학교 남사친이고 진짜 서로 욕 박는 사이야 오빠가 이런 거 이해 못해주면 진짜 오빠가 너무 이상한 거야 라며 가스라이팅을 하더라.. 사실 신경 안쓰였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나도 좀 될대로 되라는 식이었던 것 같아 근데 이게 너무 다 받아주니까 언제부터인가 그걸 권력마냥 휘두르더라.. 이런 이유로 안 그래도 여친한테 정이 조금 떨어졌었는데 이런 와중에 오히려 얘가 바람났다는 사실을 아니까 사람이 놀라울 정도로 차분해지더라 물론 혼자있을 땐 마음 찢어지고 혼자 울고 미친놈 처럼 담배도 쥐어보고 했었는데 얘 앞에만 서면 사람이 차분해져 정말 신기하더라 그렇게 되니 난 그 이후로 티 안 내고 진짜 남은 6개월 동안 겁나 잘해줬어 원래도 잘해줬지만 더더욱 편지도 더 자주 써주고 기념일도 아닌 날에 깜짝 이벤트도 했었지 그렇게 한 반년.. 보냈나 이젠 진짜 아닌 것 같아서 내가 카페에서 타이밍을 보다가 우리 여행이나 갈까? 라고 말을 꺼냈지 내가 공부때문에 바빠서 여행이나 데이트를 자주 못한 상황이었는데 여친이 너무 좋아하더라.. 그래서 자연스럽게 여친 폰으로 여행지 검색하는 척 하다가 의미없이 부산으로 가자고 정하고. 부산 숙소부터 찾아보자면서 야놀자를 켰지 그 순간 갑자기 폰을 확 뺏어가더니 자기가 찾아보겠다길래 내가 왜 그러냐면서 갑자기 수상하다, 폰 보여달라니까 아니 우리 폰 두 개니까 둘이 찾으면 더 빠르지~ 이러면서.. 내가 예상한 그대로 어버버 하더라 솔직하게 말하면 가장 큰 충격은 그냥 그 반응으로 여친이 바람난 게 진짜 현실이 되었다는 거.. 6개월간 의심하고 마음정리는 했지만, 그게 확신이되고 현실이 된 순간 진짜 적응하기 힘들더라 무튼 사귀면서 처음으로 내가 너 진짜 이상하니까 폰 좀 보여달라고 그랬더니, 끝까지 얘기 돌리고 그러더라. 결국 이제 타이밍인 것 같아서, 솔직히 말해달라고 침착하게 얘기하니까 갑자기 울기 시작하면서, 사실 자기가 한때 A랑 너무 자주 만나서 밥도 먹고 술도 먹다보니까 실수를 했다는 거야.. 내가 그래서 한 번이냐고 물어봤지 (사실 한 번 아닌 거 알고 있으면서도) 두 세 번 정도 그러다가 진짜 자기도 이건 아닌 거 같고, 오빠한테도 너무 미안하고 그래서 걔랑은 아예 연을 끊었다며 마지막까지 거짓말을 하더라.. 내가 표정하나 안 변하고 그 동안 너한테 준 신뢰에 대한 보답이 이거야? 하면서 겁나 차분하게 말했어 그러더니 갑자기 겁나 크게 울면서 너무 미안하다고 사정사정을 하더라 마지막 숨 고르고, 내가 결국엔 그냥 부족한 사람이었다고 자책하듯이 말하면서 좋은 사람 만나고 준비하던 것 마무리 잘 하라고 말하고 뒤도 안 돌아보고 바로 집에 갔어 사실 난 6개월 전부터 이미 마음정리를 다 끝낸 상태라 더 이상의 심리적 타격은 없더라 아니나다를까 집 가는 지하철에서부터 전화 카톡 문자, 핸드폰에 불이 나더라 답장 안하려다가, 난 이제 너 볼 때마다 니가 그새끼랑 모텔에서 뒹구는 모습만 계속 떠오를 거 같고 니가 어떤 짓을 해도 난 더 이상 너에 대한 신뢰는 회복되지 않을 거니까 더 이상 못 만난다고, 이제 연락 그만 했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톡 보냈어 그 이후로 3주 동안 매일같이 새벽에 장문 카톡 문자 왔는데 모두 다 읽고 답장 안했어 내가 읽기라도 하니까 희망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지 계속해서 톡 보내더라 오빠같은 사람 앞으로 절대 못 만날 거 아는데 절대 해선 안 될 쓰레기짓을 했다는둥 오빠 없으면 연애고 뭐고 평생 폐인으로 살 거 같다는 둥 진짜 말같지도 않은 소리를 길게도 쓰더라 헤어지고 한 3달쯤 지난 지금도 새벽에 연락 겁나 온다 하지만 바람피는 사람은 절대로 용서 못해 조만간 소개팅 할 건데 만일 그 친구랑 잘 되면 보란듯이 프사부터 바로 바꿀거야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수 같아서… 헤어졌다고 쌍욕하고 난리치면 오히려 나만 손해인 것 같아 오히려 반대로 최대한 좋은 모습 보여주고 헤어져야 미련이나 후회가 안 남고 반대로 상대방은 그 마지막 모습이 뇌리에 박혀 두고두고 고통스럽겠지 사실 얘랑 헤어지고는 절대 사람을 못 믿고 못 만날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러면 나만 손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