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다니는 동안 존나... 처참하게 실패한 연애랑 소개팅 경험 썰

133.29***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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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딩때부터 순정파였다. 거진 고2까지 한 여자만 사랑했지. 근데 그때는 나에게 자존감이 많이 없었고, 걔는 너무나 빛나는 친구였어. 걔는 인기인이었고, 학생회의 중요 인원이었으며, 예쁘고, 공부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사교성도 좋은 그런 완벽한 친구였어. 그래서 차마 고백은 못했어. 지금 와선 후회돼. 근데 이건 그냥 그저 그런 루붕이들 스토리랑 비슷하지. 대학생이 되어서 같은 과 동기랑 친해졌어. 서로 같은 기숙사에 살고 있었고, 같이 밥먹고, 강의실, 과실, 엠티 자리까지 같이 앉았었지. 사근사근하고 활발한 성격이라 내가 참 좋아했어. 둘이 같이 술도 많이 마시고, 밤 늦게까지 공부하다가 돌아가는 일상이었지. 안만나는 날에는 카톡으로 밤새 떠들었어. 루붕이들이 보면 거의 사귀는 거거나 최소 썸 아니냐 하겠지. 근데 걔는 대학 들어오기 전부터 애인이 있었어. 나한테 연애상담도 자주 하고, 내가 남자로써 남자 심리도 좀 얘기 해줬지. 헤어지라고 지랄하는건 솔직히 쓰레기같고 꼴사납잖아? 근데 그렇게 잘 사귀더라구. 그러다가 2학년 쯤 나한테 얘가 좀 막대하는 느낌이 들길래. 둘이 말다툼을 좀 하게 되었고, 쭈뼜쭈뼜하다가 각자 집으로 갔어. 그날 밤에 카톡으로 '그런식으로 얘기해서 미안하다. 근데 요즘 너가 내 착각일 수 있지만 날 너무 차갑게 대하는 거 같고, 나한테 말을 막하는 거 같아서 좀 서운해서 그랬다.' 이런식으로 얘기 하니 그 애는 나랑 한 카톡을 남자친구가 봐서 많이 싸웠고, 거리를 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고 했지. 그렇게 처음으로 내가 적극적으로 대한 여자는 떠나갔어. 물론, 그걸 잡는건 잘못 된 일인걸 알지만 ㅋㅋ 시간은 흘러 흘러 3학년이 되었어. 그때까지 연애는 무슨 연애 대학이나 졸업하자 생각했지. 그러다가 조별과제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났어. 우리 조의 분위기는 너무 좋았고, 특히 그중에 다른 과 여자애랑 사이가 좋아졌지. 위의 얘기와 마찬가지로 같이 밥먹고 술마시고 산책하고 거의 썸이나 다름 없었어. 밤 10시 학교 건물 앞 벚꽃이 이쁜 벤치에 앉아 다정하게 서로에게 기댄 남녀가 있었지. 근데, 난 쫄보였어. 나에겐 매력이 없다고 생각했고, 얘는 그냥 술에 취해서 잠시 기대있을 곳이 필요할 뿐이라 생각했지. 그렇게 셀레는 감정을 간직한 채로 그 친구와는 그냥 좋은 친구로 남아 가끔 연락하고 밥이나 먹는 관계가 되었어. 이젠 4학년이네. 난 대학원을 목표로 두고 그냥 공부나 하고 있었어. 나를 가꿀 노력은 딱히 하지 않았고, 그냥 저냥 흘러가는 시간에 몸을 맡겼지. 2020년이니까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릴때야. 나는 4학년이지만, 대학원 가서 조 교를 할 생각이었기에 신입생 아이들과 안면이라도 틀려고 했어. 하반기 들어 조금 잠잠해지고 학교에도 나오게 되어 군대를 전역한 동기들과 과실에서 밥을 먹거나 얘기를 많이 했었지. 그때 신입생들을 좀 보게 되었어. 낯을 가려하고, 긴장되어 보이길래 먼저 인사하고 잘 해주었지. 물론, 단순히 선배로써 후배들의 학교 생활이 편안할 수 있도록 해 준거야. 그러다가 신입생의 몇 그룹과 친해지게 되었고, 밥이나 술도 사주고 같이 놀러다니면서 아주 친해지게 되었어. 1학년이 4학년한테 조 교님 조 교님 심지어는 교수님 하면서 놀리는게 말이 되냐 ㅋㅋ 그러다가 한 아이와 조금 더 친해졌지. 솔직히 이번엔 내가 적극적이진 않았어. 딱히 연애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했거든. 근데 걔 생각은 달랐나봐. 내가 챙겨주는 것들이 너무 좋았고, 자기들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게 신경써줘서 고마웠다고 하면서 사귀자고 했어. 와, 나는 내 별 생각없는 행동이 이런 일을 낳을지 꿈에도 몰랐지. 그렇게 첫 연애라는 기쁨을 누리면서 그날 밤에 아주 뜨거운 키스를 나눴어. 처음으로 느껴보는 다른 사람의 입술 감촉과 샴푸향, 나를 쳐다보는 사랑스러운 눈빛에 이성을 잃을 뻔했지. 근데 다음날, 우린 인연이 아닌거 같다는 거야. 당황스러웠어. 하지만, 너의 의견을 존중하겠다 하고 그렇게 끝나게 되었지. 12월 초였어. 그렇게 난생 처음 여자와 가졌던 특별한 관계속에서 후회와 자기혐오를 반복하다가 차츰차츰 괜찮아져 갔고, 실험실 일에 집중했지. 아니, 집중했어야 했어. 그러지 않고는 계속 나 자신을 질책했을 테니. 그러다가, 올해 2월이 되었어. 잠시 과거로 돌아가보자면, 4학년 11월쯤이었을 거야. 3학년때 조별과제로 만났던 친구와 그의 절친과 함께 내 방에서 술을 마시게 되었어. 좀 수위 높은 얘기들이 나왔었고, 나는 모쏠아다라 하니, 그 친구들은 아다일줄은, 심지어 모쏠일줄은 몰랐다 하며 나에겐 충분한 매력이 있으니 그걸 방치하지 말라고 했지. 조금 자신감이 들었었어. 그래서 12월에 1학년 아이와 조금의 관계가 있었지. 물론 실패했지만 ㅋㅋ 그리고, 다시 2월 얘기로, 나는 오랜만에 그 조별과제로 만난 친구와 놀고 싶었어. 망할 코로나때문에 계속 실패했지만, 어쩌다가 만날 수 있게 되었지. 설명하자면, 그 친구가 우울한 일이 있었기에 위로를 하다가 나도 우울한 일 있는데 우리집에 오면 얘기해 줄 테니 나중에 와라 했어. 그런데, 그날 당일, 카톡을 하고있던 그 시점인 7시정도에 우리집에 오겠다고, 같이 술마시자고 그러는거야. 그것도 거의 1시간이나 되는 거리를... 아직 이 친구에 대한 호감은 있었기에, 그리고 얘도 나쁜 반응을 보인적이 없었기에 *아 오늘 날이구나*했지. 잠시 뒤 그애가 도착하고, 우리는 평소에 못다한 얘기를 하고, 술을 마시면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어. 그러다가 이 애가 애인이 있다는 것을 알았지. 아.... 솔직히 실망했어. 그럼그렇지 ㅎㅎ 그런데, 얘 반응이 지금의 연애에 어느정도 자신이 없어 하고 있었고, 나한테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해달라고 장난을 쳤지. 그래서 생각했어. 이걸 캐치 못하면 난 진짜 멍청이구나 하고, 그래서 그애가 집에 가기 직전에 얘기 했어. 사실은 널 좋아하고 있었다고, 오늘 기대했다고, 근데 남자친구가 있으면 어쩔 수 없이 포기하는게 맞는거 같고, 좋은 친구로써 남겠다고 했지. 그렇게 얘기하는데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어. 지금 여자랑 사귀고 있다는 거야. 잠시 당황했다가 그럴 수 있지 하고 얘기했어. 난 원래 동성애에 대해 관대한 입장이거든, 정확히 얘기하면 그게 뭐 대수냐 이거야. 그런데 그 애는 여자랑 사귀는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원래는 남자를 좋아했고, 남자랑 사귀었지만, 여자한테 끌림을 느끼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지. 그리고 내 마음에 비수가 날아와 꽂혔어. *빨리 얘기하지 그랬냐* 그 애의 연애는 12월 초중순쯤 시작했다 했어. 맞아. 내가 연애에 실패한 그 이후 조금 지나서야. 후회가 밀려왔지. 좀 더 대쉬해볼걸, 더 자신감 있어볼걸, 그냥 그 벤치에 앉아 얘기하던 날 미친척 고백할걸 하면서. 그렇게 그냥 저냥 그 애는 자기가 눈치 못채서 미안하다고 하면서 또 다시 좋은 친구로 남게 되었어. 근데 이번엔 솔직히 좀 희망적이라 생각해. 그리고 좀 나빠지려고 생각해. 제발 헤어져라 하고. 참 다사다난한 연애없는 연애스토리야. 그래도 얻어가는게 있다면 나는 충분히 매력적인 사람이라는 거야. 난 내 몸에 상당히 큰 열등감을 느끼고 있고, 그래서 언제나 좋은 친구로써는 있지만, 연애대상으로써는 내 스스로도 아니라고 생각했어. 근데, 하나같이 나한테 호감을 느꼈던 친구들의 이야기는 친절하고, 좋은 말 해주는 것이 매력이 아니면 무엇이냐는 거야. 몰론 외모에 대한 칭찬을 입에 발린말 말고는 없었어 ㅋㅋ 자신에게 실망하는 루붕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 외모는 전부가 아니야. 잘생긴 외모는 플러스 알파이지 그게 A를 결정짓진 않는다고 생각해. 연예인 제외, 거긴 사는데가 달라. 그러니까, 우리같은 일반인들은 그냥 노력하는 모습, 친절한 성격을 가꾸도록 노력하자. 길고 재미없는, 맵고짠맛 하나 없는 밍숭맹숭한 내 연애 실패 스토리 읽어줘서 고맙다. 항상 화이팅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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