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살 직장인, 주식/비트로 빚 6천 생긴 상황 썰

맨정신으로 버틸 수가 없어 소주 2병 까고 글 써본다. 주식으로 돈 많이 벌었다고 떵떵거리다가 갑자기 안내려온다니까 부모님이 걱정하시더라. 일본 지사에 교육 관련으로 출장가야한다고.. 뻥치고 그냥 기숙사에서 담배만 존나게 피고있다. 나는 지금 25살이며, 외관 중견기업에서 일하고 있다.(일본계) 2019년 11월에 생산직군으로 입사해서 1년쯤 일하다가, 환경 관련 자격증이 있어 사무직군으로 옮긴지 세달쯤 됐다. 외관 중견이지만 일본계라서 연봉이 그렇게 높진 않다. 3조 2교대 현장 초봉이 한 3800쯤 나온다. 나는 사무직군이라 훨씬 적고. 내가 주식을 처음 접했던건 작년에 신풍제약 열풍이 불었을 때였다. 그때 교대뛰면서 모아놓은 돈 1천여만원을 가지고 신풍제약을 7만원대에 매수해서 14만원 근처에 팔았었다. 첫 주식의 수익률이 100%를 넘겼으니. 공고 나오고 전문대 졸업한 24살이 당연히 눈깔 돌아가지 않았겠냐. 좆빠지게 한달 교대근무 해봤자 3백따리인데. 천만원 넣어놓은지 몇일만에 돈이 2천 넘어서 돌아왔으니... 그때부터 장기투자를 하다 망한 형들 썰을 들으면서 시장의 유동성에 주목하며, 변동성 강한 주식에 짧게 단타를 치고 나오면서 주식을 꽤나 잘 했었던것 같다. 물론 주식판에서 오래 살아남은 형들이 보기에는 시장이 좋아서 잘 먹고 다녔던 건데 단타 성적이 너무 좋았다. 그렇게 작년 10월쯤 3천만원정도를 대출받게 됐고, 12월에 주식잔고 1억을 돌파했다. 세상이 내 것 같았다. 동기들과 선배들은 나를 우러러보며 정말 대단한 놈이라고, 종목 추천좀 해달라고.. 그땐 기분 정말 좋았다. 명절에 내려가서 떵떵거릴 생각에.. 물론 내가 돈을 쓰는 타입은 아니라서, 차도 안샀고, 옷도 안샀고, 그냥 집에 TV 좀 큰거 하나 해주고. 아빠가 화가라서 용돈 준다는 핑계로 그림 한장 백만원에 사서 용돈좀 쥐어 주고.. 그냥 그렇게 행복하게 살았다. 최근에 한국파마가 급등하면서, 주식계좌 잔고는 1억 5천정도를 돌파하게 되었다. 내가 존나 미련했었지.. 있는 대출 갚을 생각 안하고 그냥 하루하루 계좌 불어나는 것만 보면서 히히덕거리고. 회사도 존나 행복하게 다녔었다. 일이 널널한 편이었거든. 1월 중순부터 이상하게 수익이 연속 마이너스가 나더라. 1억 5천 이상 있었던 주식계좌는 마이너스 단타를 반복하다 보니 어느새 7천 아래쪽을 밑돌고 있었고.. 그때 딱 마음정리를 햇었어야 했는데. 1억 5천을 다시 만들고 주식을 접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씨발 내가 멍청했었지.. 빠르게 수익률을 내고 싶은 마음에 증거금 20%짜리 종목에 풀배팅을 하면서 단타를 계속 쳤다. 당연히 제정신이 아니니까 뇌동매매를 했었고. 마이너스가 계속 날때마다 정신이 날라가더라. 만약 내가 과거로 돌아가서 내가 매매하는것을 옆에서 지켜보게 된다면, 미친 새끼라고 욕하게 될거다. 그렇게 잔고는 1천만원이 되었고. 나는 이 돈 전부로 대출을 갚을지, 아님 다시 도전해볼지 많이 고민했다. 그러던 와중에 GME사태가 발발했고. 나는 이게 마지막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2천 7백만원을 다시 추가 대출받아서 3천 7백만원을 250불 근처에다 풀매수했다. 몇일이 안되어서 500불을 돌파했고 나는 숏 스퀴즈가 올거라는 미련한 생각에 익절을 하지 않고 퇴근하면 GME 차트만 존나게 쳐다보다가 잠에 들었다. 그 뒤로는 뭐.. 어떻게 됐는지 알지? 로빈후드 매수버튼을 막고 기관물량을 존나게 던지고. 어떤 어플은 고객 보호 차원이라며 물량을 강제 청산하기에 이르고. 주가가 쭉쭉 빠지기 시작했다... 뭐 내가 잘했다는건 아니고, 결론적으로는 급등주에 눈깔 돌아가서 올라탄거니까. 결국에는 80불에 싹다 던졌다. 한달 사이에 잔고가 1억 5천에서 천만원대까지 떨어졌는데 실감이 별로 안나더라. 씨발.. 근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은 잔고가 오백 남았다. 진짜 마지막이라며 비트코인 선물하다가 오백 더 날렸거든. 그래서 지금 내 상황은.. 빚이 5천 7백정도 있고. 중금리 대출이라 연이자가 15퍼센트 정도 된다. 5년동안 140만원정도 상환하면 빚은 해결된다. 회사 기숙사 거주중이라 돈 모을생각 안하면 가능은 하다. 지금 정신 차리고 나서 느낀점은.. 생각보다 주식을 투자하는 사람의 비중이 적어서 그런거지. 주식 실력 자체는 사람마다 조금만 공부하면 평균 이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경우에도 그랬고.) 근데 이게.. 사람이란게.. 수익금이 쌓이면 쌓일수록 더 밝은 미래를 꿈꾸게 되고. 나는 절대 망하지 않을거라고. 혹은 나는 망하기 전에 정신차리고 그만둘 수 있을 거라고. 누구나 이렇게 생각하는게 사람을 지옥으로 끌어당기는 것 같다. 하.. 씨발.. 아직 젊어서 뭐 자살할 정도는 아닌것 같기도 한데. 사람이 간사한게, 가진돈 다 잃고 나서도 그런 생각이 든다. 아.. 그냥 1억 5천에서 빼고 대출 다 갚은다음에 여유롭게 직장생활이나 즐길껄.. 하면서.. 앞으로 그냥 주식이나 비트, 선물같은건 쳐다보지도 않을거고. 회사에서 저녁밥까지 주니 주말에만 간단하게 편의점으로 때우면서 퇴근하고는 자격증 공부하고.. 그냥 그렇게 살아가야겠다. 아, 그리고 주식하다 망한 형들. 혹은 토토나 비트같은거 하다가 망한 형들. 절대 대출은 땡기지 마. 나는 내가 만약에 20대가 아니라 40대였을때 이렇게 대출까지 다 땡겨가면서 투자했다면 진짜 자살생각 많이 났을거 같음. 뭐.. 어떻게 글 마무리를 해야할까.. 음...... 그냥 지금 드는 생각... 어린날의 객기에 불과했지만, 내 인생에서 소중하고 값진 경험을 한 것 같다. 누가 맨주먹으로 시작해서 25살에 1억 5천까지 불렸다가 2억을 날려 보겠냐? 있어도 흔치는 않은 경험이라고 생각해. 그동안 좀 게으르게 살았는데. 이젠 진짜 성실하게 살아봐야겠다. 글솜씨도 없고 재미도 없는 장문 읽어줘서 고맙다. 나 말고는 전부 다 잘 이겨 나갔으면 좋겠어. 물론 나도 잘 이겨 나갈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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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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