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생활이 긴 남자분과 소개팅을 했습니다
그리고 왜 이 분이 솔로인지 알게 되었습니다.-ㅅ-);; 일단, 사건은 아는 오빠가 무조건 저보고 소개팅에 나가야 한다고 하며 얼떨결에 문자를 받고 시작됩니다. (소개팅 하는지도 모르고 연락처 받은 1인;) 월요일 오전에 연락처를 받고 수요일 저녁에 만나게 되었는데 그동안 이 분, 정말 사람을 '질리게' 만들더군요. ;;
1. 아침부터 잠들기 전까지 문자를 보내십니다. 아직 얼굴도 보기 전이고, 별 말 안한 사이인데 저 외근가요, 길이 막혀요, 저녁 먹으러 왔어요, 맛집 같이 다녀요, 퇴근하셨나요, 저녁 머드세요, 지금 머하세요, (그리고 소개팅용 질문) 몇시에 자요, 잠들었나요, 잘자요, 출근 잘 하셨나요, 점심 머드세요 등등등등! 온갖 시시콜콜한 내용을 다 저에게 알려 주십니다. 사귀는 사이도 이렇게 연락 자주 안할거 같습니다. 정말 문자 받으면서 한숨 나올 정도로 문자를 보내시더군요.;;
2. 메신저 등록을 하십니다. 아직 얼굴도 보기 전이고, 별 말 안한 사이인데 소개팅하기로 한 사람이라며 문자받고 3번만에 메신저 주소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것저것 말을 거시는데... 정말 뭥미? 싶더군요. -_-;;; 소개팅하고 나서 아니다 싶으면 둘 중 한 명이 차단하는 건가? 라는 생각도 함께...쿨럭
3. 소개팅 프로세스를 모르십니다. 소개팅 꽤 해보신 분이라 들었는데, 저렇게 문자 엄청+ 메신저 엄청+ 전화까지 하시면서 정작 만나는 날짜는 소개팅 전날 밤, 만나는 장소는 소개팅하는 날 오후에 정했습니다.-ㅅ-; 제가 답답해서 은근슬쩍 날짜와 시간을 물었으나 계속 딴말만 하시더니 저렇게 날짜/장소/시간을 갑자기 잡으시더라구요. 저도 약속이 있고 생활이 있는 사람인데 이렇게 날짜가 안잡히면 제 사생활이 곤란합니다. ㅜ.ㅜ
4. 소개팅 메뉴를 전혀 모르십니다. 일반적으로 소개팅 메뉴는 대화가 가능한 장소/ 서로의 회사,집의 중간쯤 거리 /먹을 때 불편함이 없는 음식/ 상대방이 식성을 고려한 메뉴선정 위와같이 생각하는데, 일단 제 회사와 집과는 좀 쌩뚱맞은 위치를 잡으셨고 (7호선 라인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ㅜ_ㅜ) 두 번째는 저한테 추천한 메뉴가 곱창/족발/간장게장이셨습니다...;; 곱창과 족발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고 간장게장 또한 마찬가지이면서 먹기도 좀 어렵죠... (껍질을 잘근잘근 씹어주는 맛이...!!)
이렇게해서...소개팅도 하기 전에 완전 질려 버린 저는 평소 회사에서는 다크써클이 턱까지 내려오기 때문에 평일 소개팅은 절대 안하는 주의인데, 대학졸업하고 처음으로 소개팅을 평일에 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문자를 받다가는 머리가 폭/발/할/것 같았거든요.-ㅅ-;; 하지만 소개팅 날은 저 분이 말한 것처럼 진행되지는 않더군요... 제가 회사에서 20분 거리의 역으로 지하철을 타고 가고, 그 분은 저를 픽업하러 오셔서 저를 데리고 모 호텔에서 밥을 사주셨습니다. 그리고 집앞까지 데려다 주셨습니다... (저는 만날 때부터 이 분에 대한 선입견이 강했기 때문에 비싼 음식/집까지 데려다 주는 것을 모두 말렸었습니다. 전 곱창도 괜찮다며~!! -__________-;; 흑흑) 그리고 애프터를 신청하셨는데... 그 분은, 외모는 제 스타일이 아니셨고 그닥 재치있게 말하지도 않으셨지만 저는 사람을 만나면 성격이 얼마나 잘 맞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리고 한 번 만나서는 그 사람의 장점을 알 수 없을 거란 생각에 (소개팅의 긴장감) 아마 평소와 같았다면 1~2번은 더 만났을 겁니다. 그런데, 이 분은 소개팅 전부터 저를 너무 질리게 만드셔서 정말 다시 만나기가 싫더라구요... 왠지 다시 만나기로 하면 다시 저 문자 러시에 시달릴 거 같은 기분? 정말 뒷골이 땡기면서 만나지도 않았는데 기운이 쭉쭉 빠지더라구요 OTL 그래서 어떻게 거절할까 고민하다가 주선자에게 상담을 했더니 주선자가 그 소개팅남분과 대화를 나누고는 충격적인 피드백을 주셨습니다. 제가 그 분께 질린 가장 큰 사건은 '문자러시'였는데 주선자가 그 분께 '너 문자러시 했냐?'라고 했더니, '어~ 친해지려고 문자 좀 보냈지. 그래서 좀 친해진거 같아^^'라고 답변하셨더라구요...하앜... 솔로생활이 기신 분들은 여자를 만나본 경험이 적어서인지 확실히 여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또는 만남을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지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이번 소개팅은 그 분의 스펙이나 외모 소개팅 때의 자세보다는 소개팅 전의 히스토리가 결과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경우 인데요, 혹시 소개팅에서 잘 안된다 싶으신 분들은 소개팅 성공률이 높은 주변분들에게 노하우를 물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당사자의 문제도 있겠지만, 방법을 몰라서 실패하는 경우도 꽤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정리] 1. 소개팅하기 전에는 문자/연락 너무 자주 하지 말자 (일 1-2회 정도) 2. 소개팅이 정해지면 날짜는 빨리 잡자 3. 장소/메뉴 등은 상대방의 의견을 묻되, 여자의 주장이 뚜렷하지 않을 경우 리더십을 갖고 정하자 4.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사람들에게 소개팅 노하우에 대해서 물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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